학원에서 가르치는 영어 수준은?

tutorcho
2018-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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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생이 빠른 생일이라 친구들 나이를 따라가자면 이제는 불혹의 나이가 되었는데, 공자가 말한 불혹의 경지에 이르려면 10년은 더 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구정 연휴라 다들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듯 하고, 조선생처럼 가족들이 모두 가까이 사는 이들은 영화를 보든, TV를 즐기든, 잠을 자든, 고스톱을 즐기든 뭔가 즐기고 있을 듯 하다. 여하튼 오늘 얘기해 보려는 주제는 학원에서 가르치는 영어 수준이다.

사실 내신의 중요성이 압도적인 시대가 되어 굳이 과거처럼 토플이나 텝스를 가르칠 필요가 없이 자기 학년에 맞는 내용을 가르치면 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꽤 많은 것 같다. 우선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수강생의 수준에 따라 가르치면 된다는 것이 정답이다. 다만, 수강생의 수준만 따라가서는 안되고 구체적인 지향점이나 목표를 제시해서 그 수준을 어느 정도 기간에 어느 정도 시간과 노력을 들이면 달성할 수 있을지 고려해서 가르치면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 영어구사능력을 객관적 지표로 나타내기는 아주 애매한 일이기 때문에 토플이나 텝스, 토익과 같은 공인 인증시험 점수를 기준으로 대략적으로 이 정도 수준은 된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고등학생들의 경우에는 고3 수준의 수능문제를 풀었을 때 자신이 어느 등급에 속하는지를 계속 측정하면서 EBS교재를 보지 않고도 1등급에 속하는 점수가 나오는 것을 목표로 공부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중학생들은 얘기가 조금 다르고 다양하다. 지금 조선생이 지도하고 있는 학생들 수준을 보면, 이 친구들의 영어구사능력이나 글을 이해하는 능력은 거의 고3 상위권 수준에 근접한 학생들이 많다. 물론 아직은 어리니 표현력이 부족해서 그 정도 실력이 있음을 차분하고 논리적으로 드러내지는 못하지만, 그런 능력을 펼쳐보이게끔 학생들에게 이야기할 시간도 사실 준 적이 없기에 아이들의 그런 능력을 파악하기가 사실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하다. 그럼 우수한 학생들만 있는가? 그 반대의 경우도 충분히 존재한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영어단어를 보고 읽지도 못하는 수준의 학생들은 그야말로 발음기호부터 (요즘은 배우지 않지만) 다시 공부할 필요가 있다. 독수리 타법으로 자판을 아무리 두들겨봐야 500타 이상을 치기 어려운 것처럼, 단어를 철자로 하나씩 외우는 수준의 학생들은 발음기호, 파닉스부터 가르치기 시작해야 한다. 이 경우는 다른 학생들과 함께 학습하기 힘들기 때문에 개인교습을 해야 할 것이다. 조선생 학원에서는 Clinic수업을 통해 이와 같은 학생들에게도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는데, 현재는 학교내신성적이 최소 80점 이상은 다 나오는 학생들만 다니고 있다.

조선생도 학창 시절 공부를 꽤나 잘했다. 공부는 사실 혼자서 얼마나 책을 많이 보고 연습하고, 고민하느냐에 따라 그 성과가 나타나는데, 영어의 경우엔 사실 지금 나처럼 가르쳐주는 이들이 있었다면 그 시절 일찍이 훨씬 능숙한 영어실력을 갖추어 나갈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보기도 한다. 영어의 원리를 나름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하는 시기가 이 일을 시작하고서도 꽤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왔기 때문이다. 영어공부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해야 하는데, 하나는 머리로 그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고, 둘은 몸으로 이를 익히는 것이다. 후자의 과정은 시간이 오래 걸리며, 많은 글을 읽고, 듣고, 써보고, 이야기해보지 않고서 원리만 이해해서는 영어 구사력 자체는 사실 그다지 높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도 문장구성의 원리 위주로 공부한 학생들은 훌륭한 영작실력을 갖출 수도 있고, 내신도 문제 없이 완벽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등학교 시절부터 영어를 오랫동안 공부한 친구들은 발음도 좋고, 듣기 능력은 기본적으로 잘 갖추어져 있고, 전반적인 지식수준의 향상과 함께 독해능력이나 글쓰기 능력도 순조롭게 향상이 된다. 다만, 조금만 복잡한 게 나오면 영어는 그렇게 하는게 아니야라고 무시해버리는 학생들의 경우에는 자연스러운 영어학습으로 인해 영어구사력은 상당 수준이라 할지라도 내신이나 수능에서 정작 최고점수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분명 있을 것이다. 물론 이게 잘못된 우리 영어교육의 문제라고 할 수도 있지만, 공부를 조금 한 사람들은 우리말로 쓴 글이나 말에서 단어 하나 하나에도 아주 민감하고, 복잡한 뜻을 담기도 하고 파악할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유창성 하나로만 만족해서는 곤란할 것이다. 결국 학원에서 가르치는 영어는 어릴 때는 fluency에 초점을 맞추고, 중학교 이후에는 추상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능력과 표현 능력에도 비중을 실어 나가야 할 것이다. 다만, 학생마다 편차가 있기 때문에 학생과의 상담을 통해 학생 스스로 생각할 때 어떤 수업을 어떻게 들었을 때 본인에게 가장 효과적이었는지를 판단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줄 필요도 있을 것이다.

조선생이 학생들 반 배정을 할 때, 고등학생은 모의고사 등급이 있기 때문에 어려움 없이 쉽게 배정이 가능한데, 중학생들의 경우에는 반 편성고사를 어쩔 수 없이 치르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예비 고1 학생 수업이 이제 1월말로 마무리가 되었는데, 그 친구들의 경우에는 여러 수준의 반 수업을 청강해보고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했는데, 학생들이 직접 자신이 선택해서 수업을 들으니 훨씬 효과적이었던 것 같다. 여하튼 학원 선생들은 그냥 가르치기만 해선 안된다. 학생들과 계속 이야기를 하고, 부모님과도 필요할 경우 이야기를 해서 현재의 수준과 학습태도, 열의 등에 대해 정확하게 이야기를 해주고, 어떻게 이끌어 가는 것이 좋을지를 상의하면서, 자신의 수업도 유익하고 재미있도록 계속 갈고 닦아야 하는 사실 노력이 많이 필요한 그런 직업이다. 자신의 영어실력이 부족하다 생각하면 그래도 텝스점수가 최소 800점 이상은 나오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고, 이는 학교 선생님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영자신문도 사전찾아가며 읽어야 겨우 읽는 실력으로는 교안을 보고 가르치는 일이야 할 수 있겠지만, 어떻게 가르치고 공부해야 실력향상이 빠르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해 본인이 그 길을 가본적이 없어서 그 이상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결국 애초에 글을 쓴 의도와는 다르게 잡담이 길어졌는데, 학원에서는 수강생들의 현재수준과 목표수준을 정해 가르치되, 단기적인 목표도 중요하지만 대학에서 원서를 읽고 영어로 수업을 해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도록 하자는 다소 거창한 목표로 장기적인 교육을 해야 할 것이고, 공인점수로 어느 정도 목표의식을 심어주고, 그리고 당연히 내신성적과 같은 학교성적은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니 만큼 거의 완벽한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한 명, 한 명 모두의 약점을 세심하게 찾아가며 가르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영어는 몸에 익히는 것이라 많은 연습이 필요하긴 하지만 기계적으로 비슷한 수준의 내신문제집만 계속 풀도록 하는 건 솔직히 상위권 학생들에게는 시간 낭비이기 때문에 차라리 영작연습을 시키든 문법 문제를 조금 더 어렵게 내든 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생각하는 공부를 하면서 내신대비도 할 수 있도록 강사가 조금 더 신경써야 하지 않나 생각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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