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공부 어디까지 해야할까?

tutorcho
2018-10-23 02:38
조회수 67

조선생은 학창시절부터 영어공부를 좋아했다. 수학 샘들한테는 욕먹을 소리지만 수학은 사회에서 쓸 일이 별로 없다 해도 영어는 쓸 곳이 많다라는 생각에 사실 수학을 더 잘하긴 했지만 영어공부에도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던 것 같다.

그런 조선생도 사실 구식교육을 받아서 그런지 대학교 1학년때 첫 토익시험성적이 785점이었던 기억이 난다. 고교시절 영어성경을 읽고, 목사님 설교를 들으며 필기를 할 때 영작을 하면서 들었었는데, 듣기 실력이 너무 형편없었고, 실용영어 능력도 너무 부족했기에 이 정도 점수밖에 나오지 않았다. 조선생은 지금은 청주에 통합된 충북 청원 출신인데, 사실 우리가 학교 다닐때는 서울대 합격생의 반 정도는 비수도권 지역 출신이었다. 조선생은 그 어렵다는 본고사 세대인데(96학번), 대학입학후 고시영어도 80점 이상 받을 정도로 읽기 쪽은 괜찮았는데 듣기 능력이 영 허술했다.

그래서 이를 극복하고자 당시 돈 3만원이면 영화 30편을 볼 수 있는 CD를 구매해서 지금이 고전이 된 영화들을 상당수 보았는데, 워낙 읽기 공부를 많이 해서 그런지 - 영미소설 30편 정도 읽었을 때의 상황 - 자막을 보면서 쏙쏙 눈에 들어오고, 귀에 들어오면서 "아~ 저건 저렇게 표현하는 거구나. 저 대사는 기가 막히네." 이런 감탄사를 혼자 내뱉으며 열심히 보았던 기억이 난다. 사실 지금도 듣기 실력은 그다지 좋지 않다. 공인영어시험 만점과 실제 듣기능력과는 조금 거리가 있으니까. 

여하튼 집안사정때문에 돈을 벌어야 했고, 가장 쉬운 방법으로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치기 시작한게 지금까지 와 버렸는데, 원래 학원강사들 대부분이 거의 이렇게 이쪽 업종에 종사하게 된 경우가 많다. 내가 아는 서울대 경제학과 선배는 잘 다니던 LG전자를 그만 두고, 그 분 아버님이 목사님이어서 그런지 아주 차분하고 중저음의 목소리가 인격을 그대로 대변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분이었는데, 여하튼 그 분을 보면 지금은 절대 하지 않을 그런 선택 - 학원강사 - 을 한 경우도 있었다.

조선생이 지금은 사라진 업체인 OMK School에서 일할 때 외국인 강사들을 관리하면서 직접 동영상 강의도 했었는데, 바로 그 때 그 동안 공부했던 영어를 본격적으로 써먹을 수 있는 계기가 생겼다. 외국인 강사 20여명 정도를 관리하면서 그때까지만 해도 배움에 목마르던 때라 그들과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는데, Jeff라는 캐나다 강사가 해준 얘기가 내가 영어로 읽은 영어책의 분량이 일반적인 원어민이 읽은 양보다 많을 거란 얘기를 해주면서, 혼자 공부해서 그 정도 실력을 갖춘 게 너무 기가 막히게 대단해 보인다는 얘기를 해준 적이 있다. 사실 지금도 실력은 그다지 자신은 없다. 워낙 대가들이 많고, 이 땅에 영어고수들이 많으니까.

여하튼 만약 대학시절 영어실력이 지금의 실력 정도가 되었더라면 좀 더 수월하게, 그리고 깊은 공부를 더할 수도 있었을 것 같다. 조선생이 졸업한 서울대가 그래도 아직은 국내 최고대학일텐데, 웬만한 대학들은 모두 원서로 수업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서적은 경제성이 없어서 번역이 잘 안되기 때문에 그냥 원서로 수업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 영어실력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는지가 대학시절 공부에 큰 영향을 주게 되어 있다. 다행히 요즘 아이들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영어를 접해서 최소한 듣기실력은 어느 정도 갖추고 중고등학교에 진학을 하는데, 거기서 멈춰서 용어는 좀 그렇지만 고급영어를 공부하지 않으면, 정말 땅을 치고 후회하게 될 것이다. 어느 분야에서 어떤 일에 종사하든 영어구사력을 갖추고 있느냐 없느냐는 개인의 발전에 큰 영향을 줄 수가 있고,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의 범위나 또 가능성의 범위를 넓혀주기 때문에, 그래도 과거에 비하면 학습부담이 줄어든 지금과 같은 시기에는 틈날때마다 영어공부를 해두면 좋을 듯 하다.

조 선생이 다시 학생으로 돌아간다면 그리고 입시를 준비해야 한다면 공부의 순서가 어떻게 될것인가? 일단은 수학을 열심히 해둘 것이다. 서두에 이야기했듯 수학을 학창시절에 잘 했는데, 문제를 많이 풀어보기 보다는 누군가의 설명이나 책의 설명에 의지하지 않고 직접 풀어보는 경험을 통해 직관력을 기른 게 더 도움이 된 것 같다. 여하튼 수학을 조금 해두고, 그 외의 시간은 언어를 공부할 텐데, 다양한 책을 사서 읽어볼 것 같다. 사지 못하면 빌려서 읽어볼 듯 한데, 최소한 언어영역에 나온 모의고사의 출처에 해당하는 글들은 웬만하면 인터넷에서 다 찾아볼 수 있으므로, 열심히 읽어볼 것이고, 그리고 영어공부를 영자신문 등을 통해 할 것 같다. 현대는 종합예술의 시대이며 영상의 시대라 과거와 같이 글로 쓴 문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긴 했으나, 그래도 우리말로 된 주옥같은 글들은 다 찾아서 읽어보지 못할 정도로 많다 생각하기에, 그런 글들을 읽어볼 것이고, 그리고 영어로 된 글들은 더 많을 것이기에 그런 글들을 찾아 읽어볼 것이다.

소위 금수저와 흙수저로 대변되는 사회계급론이 그대로 적용되는 사회라 할지라도 능력있고, 열정 있고, 재능있는 이들에게는 반드시 기회라는 것이 주어지기 때문에, 자신에게 그 기회가 왔을 때 붙잡을 수 있게끔 여러 분야에서 자신이 필요로 하는 지식과 기술을 익혀둘 필요가 있고, 영어는 가능한한 깊게, 그리고 유창함이 부족한 친구들은 유창성을 기르는 데 초점을 두고 공부를 해 둘 필요가 있다. 조선생 토플수업을 듣는 고등학생들은 사실 나보다 더 유창한 영어실력을 가지고 있다. 다만 공부한 기간이 짧고, 아직은 조선생만큼의 세월을 살지 않아서 정확성은 다소 부족하더라도, 영어실력 그 자체는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고, 사실 iBT 토플 목표점수가 120점 만점인 친구들이긴 해도, 여하튼 그런 친구들이다. 이 친구들 정도로 영어공부를 해두면 대학시절 반드시 그 득을 볼 것이고, 사실 그 친구들도 어려운 문장에 대한 이해능력은 다소 부족한데, 이는 영어의 문제뿐만이 아니라 국어의 문제이기도 하기에 폭넓고 깊이 있는 사고력을 기르는 데 역점을 두고, 소위 먹고 사는 문제로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학창시절을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 올리는 데 써먹었으면 한다. 그 이후에 여유를 찾은 후 인생을 좀 즐겨봐도 괜찮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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